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을 읽었다. 이 책은 9가지 MAGIC CARD로 이루어져 있는데
1. 카니자 삼각형 -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
2. 물음느낌표 - 질문과 감탄
3. 개미의 동선 = 방황하지만 끝없이 걸어나가는 우뚝한 젊음
4. 오리-토끼 - 양면성의 진리
5. 매시 업 - 융합의 창의
6. 연필의 단면도 -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난 균형
7. 빈칸 메우기 - 결핍은 필요를 낳고 창조를 부른다
8. 지의 피라미드 - 즐기라!
9. 둥근 별 뿔난 별 - Glocal!
이것들이다.
이 책을 읽고 든 느낌은 젊음은 거저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난다고 무조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호기심을 잃고 판에 박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모두 다 노화한 것이고, 눈을 빛내며 창공을 관조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젊음이다.
'탄생'은 일종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아기가 어머니의 자궁에서 세상으로 나오기 직전 모체는 산통을 느낀다. 그 산통은 모체가 발생시킨게 아니라 아기가 발생시킨 것이다. 이 어둡고 답답한 공간을 나서겠다는 적극적 의지, 이윽고 그는 세상에 독자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물론 그의 지속적인 생존은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인 『젊음의 탄생』도 '젊음'의 저항이 이루어내는 결과라 생각한다. '떼'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 독창성을 발휘하겠다는 다짐이 젊음을 탄생시킨다. 그러므로 젊음은 그 태초부터 자유, 용기, 진보, 개별성 등을 담지하고 있다.
그 저항의 행위는 '물음'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묻는다는 행위는 낯선 것을 마주할 때 나온다. 오감을 '일상생활'의 영역에 두지 않고 늘 새로움으로 느낀다. 살피고 묻고 감탄한다. 외부에 대한 물음뿐만 아니라 내부에 대해서도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젊음의 탄생』 네 번째 키워드인 '오리-토끼Duck-Rabbit Illusion은 우리 자신이 가진 편견에 질문을 내던진다. 단일성의 신화에 목매는 우리에게 번뜩이는 충격을 준다. '이건 오리야! 아니야 이건 토끼야!'하는 논쟁을 벗어나 '아니야 이건 오리로도 보이고 토끼로도 보여!' 라고 할 수 있는 힘 말이다. 질문에 반드시 단일한 답이 있는 건 아니다. 또 아예 답이 없을 수도 있다.우리는 질문을 던지는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건 아닐까.
질문을 던지기로 마음 먹은 그 순간 가장 먼저 내 질문의 대상이 되는 것들이 있다. 내 관심사가 닿아있는 것들, 낯설게 하기의 표적이 되는 분야가 있다. 그럼 그것들을 파보는 건 어떨까. 내가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학문들 말이다. 이어령은 이 책에서 '즐김' 'autotelic'도 절음의 주요한 조건 중 하나라고 말한다. 즐겁고 신나야 지속할 수 있다. 쾌락과 유쾌함에서 유지의 힘이 나온다. 한 분야를 10년 정도는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데 즐겁지 않다면 10년간 할 수 없다. 그런 직업적인 측면을 제외하고서도 끊임없는 질문과 답이 잘 나오지 않는 물음을 붙들어잡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즐거움'에서 나온다. 즐겁지않다면 질문을 금새 포기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물음표만 있고 느낌표는 없는 경험만 반복하게 될 것같다!
이 책에서 이어령은 여러가지 MAGIC CARD를 제시한다. 이들을 통해 젊음의 탄생에 대한 이어령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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