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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현의 노래를 읽다가 생각났다.

김훈은 『현의 노래』에서 산 것만 울린다고 했다. 울림은 떨림에서 오는 까닭이다. 떨려야 울림이 생기고 소리가 흐른다. 산 것만 떨리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떨림은 삶의 증거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이유로 떤다. 기뻐서 떨고 두려워 떨고 미묘해서 떤다. 알 수 없어 떨고 너무 명확해서 떤다. 막을 수 있어서 떨고 막기 싫어서 떤다. 부정하고 뿌리쳐도 떨림은 멎지않았다. 이런 스스로가 미워서 수행하고 감정을 죽였다. 삶의 증거를 애써 감추려는 살아있는 자란 얼마나 모순인가. 나는 열심히 떨려고 한다. 두려워하고 기뻐하고 사랑하고 미워서 떨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