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곱씹을만한 책! 우리는 흔히 결혼을 러브스토리의 완벽한 결말로 생각한다. 둘은 격렬히 사랑했고, 서로를 온전히 신뢰했으며 낭만적 연애를 거쳐 결혼에 이르렀다면 이를 두고 '운명적 짝'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 어떤 러브스토리도 결혼 이후를 다루지는 않는다. 결혼 후 그들은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빨래는 얼마나 자주 빨지, 어떤 식기를 살 것인지 등 더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로 다툰다. 서로 자존심을 세우려고 사과하지 않으며 대화가 끊긴다. 같은 문제를 수십번 푼듯이, 마치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는 양 행동하고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나의 모든 걸 알아서 헤아려주길 바란다. 지루함과 권태로움을 느끼며 짜릿한 외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모든 게 '진짜 러브스토리'다.
알랭 드 보통은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제목처럼, 낭만적 연애 그 후의 '진짜 러브스토리'를 다루며 그 속에서 삐져나오는 섬세한 감성을 그만의 터치로 구현한다. 그런 힘있는 터치가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짧고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통찰력있다. 평생 곁에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때마다 읽어봄직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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