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밌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중에 특별히 권하고 싶을 정도로 신박하고 알차다! 대화가 많고 문체도 매끄러워서 술술 읽힌다. 내용도 몹시 우수해서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하이젠베르크의 자전적 성격이 물씬 묻어나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물리학자의 향취도 느낄 수 있다. 책 표지에 소개된 것처럼 과학을 넘어서 종교, 철학, 예술, 사회, 정치 등 다양한 영역을 망라한다. 꼭 읽어보길 권한다.
『부분과 전체』에서 '전체'는 절대성, 모든 부분의 합 등을 의미한다. '부분은 그 부분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전체가 부분 속에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턴 이전 물리학보다 뉴턴 물리학을 더 대단하다고 말하는 까닭은 뉴턴 물리학이 자연의 더 많은 부분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그 포괄성은 아주 단순한 원리에서 나온다. 이 원리는 뉴턴 물리학의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식을 파생시킨다. 그 원리 속에 전체 물리학이 다 들어있다. 그래서 뉴턴물리학을 대단하다고 평가한다.
인간은 '단순성'을 원한다. 자연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궁극원리를 찾아헤메는 과학자, 궁극의 원인을 '신'이라고 일컫는 사람들, 몇 가지 감정으로 인간을 표현하려는 작품들. 예를 들어 프로이트는 '성욕'으로 인간을 설명하고 싶어했다. 이렇듯 사람은, 단순한 원리로 많은 걸 설명하려 애쓴다.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가치판단의 영역에서도 사람들은 몇 가지 주요한 원리로써 판단한다. 예를 들면 하이젠베르크는 '수단의 정당성'을 도덕적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그에게 도덕적 판단의 영역 전체는 그 '단순한 원리'로 수렴한다. 그 덕분에 그의 도덕판단은 일관성을 띨 수 있게 된다. 결국 전체는 부분 속에서 되풀이 된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p.s) 사람은 왜 단순성에 목을 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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