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옛날에 벌어진 일을 책임져야할까?
1. 정체성
만약 내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한다면 '한국인'이 저지른 역사적 만행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지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하려한다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행해진 범죄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만약 일본인들이 스스로 일본인이길 포기한다면 '일제'의 침략에 대한 도덕적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일본'인으로 남는다면 '일제'의 이름으로 행해진 각종 전쟁범죄들을 사과해야 한다. (현재 일본은 명백히 과거 일제의 후신이다.)
2.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에 대해서만 책임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로 '국가'가 있다. 자연상태에 있던 인간들은 사회계약을 통해 국가를 형성했다. 국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이다. 국민들은 그 국가를 형성한 주체이므로 국가의 행동에 대한 (발생적) 책임이 있다.
반면 '남자' '여자' 등은 인위적으로 만든 집단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범주이므로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해서 도덕적 책임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결국 우리가 (실제든 관념이든) 그 생성과 발전에 기여했고 계속해서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집단에 대해, 후손은 선조의 만행을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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