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3.5/5 정도.
감독은 우민호.
그는 현실같은 영화로 유명한 『내부자들』을 찍은 감독이다. 『내부자들』과 『마약왕』 모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길래 '이 감독님은 청불만 찍으시나...'싶었는데 필모그래피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듯하다. 김명민 주연의 코믹 액션영화 『간첩』도 찍으셨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스토리를 되짚어봤다. 지루할 수도 있었다. 내용이 뻔하다는게 아니라 내가 범죄 스릴러를 즐겨보고 그 안에서 '마약'은 '한국인의 아침밥'마냥 일상적이기 때문에 새롭게 다루기가 힘들다. 게다가 영화 제목 자체가 '마약왕'아닌가. 아무리 새로운 내용을 채우더라도 지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39분 중 지루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배우들 연기가 대단했다. 생동감 넘치면서도 신비로운 배두나의 연기, 관찰자의 시선을 섬세하게 대변하는 조정석의 연기, 그리고 이성민, 김대명, 조우진, 김소진 등 많은 조연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후반부 송강호의 연기는 '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일주일에 영화 한 편은 꼬박꼬박 챙겨봤지만 소름이 돋은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송강호씨의 연기를 보며 소름이 돋았다.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서 송강호의 연기 자체가 놀라웠다. 후반 30분간 몰아치는 그의 광기는 '이 사람은 정말 마약중독자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본인이 경험하지 못했을 세계를 설득력있게 형상화 해냈다. 이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마약왕』을 볼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송강호 씨는 '이두삼'으로 놀라웠을 뿐만 아니라 '이두삼을 연기하는 송강호'로서도 놀라웠다. 화를 내면서도 고독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외로운 그의 감정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꼭 하시길 권한다.
소재가 자극적이니 만큼 감각에 몸을 내맡기고 영화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1970년대 라는 시대적 상황이 한 인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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